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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논문요약

퇴계의 중용 해석과 그 특징 요약

by 一晳 2021. 12. 2.

퇴계의 중용 해석과 그 특징

  엄연석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 연구교수

1. 서론
2. 조선시대 『중용』 이해와 해석 관점
3. 『중용석의』의 형식적·내용적 특징
4. 중용 해석의 이론적 특징
5. 퇴계와 율곡의 해석에 관한 문답
6. 결론

1. 서론

이 논문은 조선 중기 퇴계 이황과 그의 제자와 문인들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루어진 중요의 해석을 살펴보고 있다. 퇴계의 『중용』 해석은 현실에서 구체적 실천을 강조하였고 퇴계 이후 학자들과 비교하여 퇴계의 『중용』 해석의 특징과 의미를 확인한다.

  퇴계의 『중용』을 알기 위해서는 『중용』의 역사적 전승 과정을 이해해야한다. 『중용』은 『예기』의 한편이었지만 성리학자들에 의해서 『중용』은 독립된 경전으로 중시되기 시작했다. 성리학자에게 『중용』은 우주론과 인성론같은 도덕형이상학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주희는 『중용』을 자신의 성리학 이론을 반영하여 『중용장구』를 저술하였다. 『중용』은 性을 매개로 한 天人合一의 이념에 근거하여 인간이 도덕천 실천을 통하여 天道의 誠과 聖人의 敎化에 합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인다. 여기에 인간의 실천 덕목으로 논의되는 것은 孝·五達道(君臣·父子·夫婦·兄弟·朋友), 三達德(智·仁·勇)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되어야하는 덕목이다. 또 한편으로는 인성과 관련한 중화중용론, 천인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성론, 그리고 비은론 등 성리학의 우주론과 심성론을 포괄하는 형이상학적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중용』은 일상에서 실전을 강조하는 내용과 天人 관계를 중심으로 한 형이상학적 내용이 내포하여 어느 시각을 강조하는가에 따라 관점의 차이가 나타났다. 조선시대 『중용』의 해석의 경향을 보아도 두 입장이 대립한다. 주희의 『중용장구』의 해석 관점을 따르는 퇴계학파가 형이상학적 관점이라면 반주자학적 경학 해석을 주도하였던 윤휴, 박세당, 이익, 정약용은 실천적 관점으로 볼 수 있다.

 

2. 조선시대 『중용』 이해와 해석 관점

  퇴계의 철학은 성리학의 이기론, 심성론, 수양론에서 존재론적 측면보다 가치론에 입각하여 이와 기가 우열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 또한 경을 중심으로 하는 수양론을 강조한다. 이러한 퇴계의 특징은 『중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도 반영되었다.

  먼저 조선시대 『중용』의 해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용장구』가 언제 수용되고 어떤 시각으로 연구하는지 개관하기로 한다. 『중용장구』가 국내에 보급된 것은 고려 후기 지식인들에 의해서였다. 이제현은 사서를 경연의 교재로 채택하여 강의하도록 건의하기도 했다. 이후 조선시대 권근의 『입학도설』, 이언적의 『중용구경연』의 등 많은 주석서가 저술되었다. 이들 주석서는 연구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몇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그림 또는 도해의 형식을 통해 『중용』의 주제를 해석한 연구가 있다. 둘째는 『중용』 전편을 해석한 연구가 있으며, 셋째는 『중용』의 본문 또는 주희의 주석 중 부분적인 주제를 해석한 것이다.

  이 중 『중용』 전문을 장절별로 그 대의를 해설한 형식을 취한 연구는 대체로 주희의 『중용장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였다. 대표적으로는 박세당의 『사변록-중용』, 이익 『중용질서』, 정약용의 『중용자잠』등이 있다. 박세당은 『사변록』의 중용에서 장절 체제를 수정하면서 성리학의 형이상학과 관념적 추상적 리 또는 도에 근거한 주희의 해석을 비판하였다. 반면 이익은 『중용』을 해석하면서 인륜의 규범을 실천하는 측면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박세당과는 다르게 이런 실천을 본체론적 이에 근거한다고 보았다. 또한 정약용은 자신의 경험론적 실천지향적 관점을 반영하여 『중용』을 해석하였다.

 

3. 『중용석의』의 형식적·내용적 특징

  1) 형식적 특징

  첫째, 퇴계의 『석의』는 원문 전체를 표출하지 않고 직접 관련 있는 글자나 부분만 해석하였다. 둘째, 해석 내용이 원의에 통하면 양설을 제시하거나 다양한 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퇴계가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하였다. 셋째, 구결 또는 국문으로 해석한 경우, 한글과 한문을 병용한 경우, 그리고 순 한문으로 해설한 경우가 있다.

  2) 내용적 특징

  첫째, 주자 주의 원의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둘째, 성리학적 관점에 따라 해석하였으며, 현도에 있어서 한 자 한 토의 미묘한 차이까지 분석하였다. 셋째, 문리의 지나친 천착을 경계하고 본문의 어세를 중시하고 내용파악에 중점을 두었다.

 

4. 『중용』 해석의 이론적 특징

  1) 이기심성론적 근거

  퇴계의 이기심성론은 자연보다 인간의 도덕적 실천의 세계를 중시함에 따라, 선험적인 도덕적 본체로서 理를 氣보다 가치론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서 氣와 구분하고 있다. 퇴계는 인심도심과 관련하여 인심은 형기에서 발생하고 도심은 성명에서 근원한다고 하는 주희의 『중용장구』 序의 관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퇴계의 敬을 중심으로 하는 수양론은 이기심성론의 특징정 이론 요소로, 敬은 도덕적 주재성을 확립하기 위한 마음의 자각적 의지이며 운용의 원리이다.

  2) 性·道·敎의 의미

  퇴계는 性·道·敎에는 각각 마음을 다스리거나, 힘써 노력하거나 또는 남을 이루어 주는 행위 능력의 의미가 없는 반면, 仁·智·勇은 각각 행위를 닦고, 중용에 맞는 행위를 선택하고 덕을 닦아 도를 행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仁·智·勇을 인간의 주체적 실천 능력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는 반면, 性·道·敎를 형이상학적 실체, 행위를 위한 귀범칙이나 이들에 관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3) 形而上下와 費隱 개념

  퇴계는 費隱 개념을 형이상하의 관점에서 그 중층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費隱 개념을 모두 형이상의 리와 도의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퇴계는 주희의 견해에 따라 본체와 현상 세계를 형이상과 형이하로 단일하게 구별하지 않고 중층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費隱은 분수리와 현상세계로 분화되기 이전의 근원으로 태극을 의미한다고 볼수 있다.

  4) 戒懼와 愼獨, 敬과 誠 개념

  퇴계는 수양론과 관련하여 敬, 存養과 省察, 戒懼와 愼獨 등의 개념을 마음의 未發과 已發, 動과 靜 전체를 일관하는 마음에서 또는 각각 그 일정한 국면이나 전체 국면에서 요구되는 수양의 덕목으로 설명하고 있다.

  퇴계의 수양론적 개념들이 천리로서 성을 내면에서 실재로서 확립하고자 하는 목표 속에서 언급되는 것이라면 성호는 성을 이상의 현실에서 인륜을 실천하는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다산은 愼獨과 誠을 주로 행위의 절대적 가치 기준으로서 상제에 대한 종교적 경외감과 복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5. 퇴계와 율곡의 해석에 관한 문답

  율곡이 23세가 되던 해 퇴계를 찾아가 만난 후 퇴계와 율곡은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중용에 대한 견해를 볼 수가 있다.

  먼저 율곡은 물재정씨가 사람의 마음은 ‘사물에 감응하여 움직여야 비로서 인심과 도심의구분이 있게 되므로, 정일과 집중은 모두 움질일 때의 공부’라고 한 것이 옳지 못하다고 보았다. 율곡은 퇴계에게 고요할 때의 공부는 어떤 것인가를 질문하였다. 퇴계는 물재정씨의 견해를 지지하면서 인심과 도심을 이발로 간주하여, 정일, 집중 공부를 마음이 움직일 때의 공부로 인식하였다.

  다음으로 퇴계는 중화와 중용을 안과 밖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율곡의 질문에 대하여 논변하였다. 율곡은 성정을 중화로, 덕행을 중용으로 본 유씨의 설을 근거로 중화와 중용이 안과 밖으로 구분되지 않음을 언급하였다. 이런 율곡의 견해에 대하여 퇴계는 중화와 중용이 내외로 나뉘어 질 수 있음을 설명한다. 퇴계는 중화와 중용은 이치라는 측면에서는 안과 밖을 구별할 수는 없지만, 개념을 쓴 의도를 보면 구분할 수 있다고 보았다.

 

6. 결론

  『중용』은 하늘이 인간에게 도덕적 본성을 부여하였다는 이론에 근거하여, 인간이 이 본성을 따록, 교화를 통하여 도리를 닦음으로써 중화와 중용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중용은 그 실천방법으로 효, 삼달덕, 오달도, 구경, 셩인의 교화 등을 제시한다. 또한 『중용』은 性을 매개로한 천인합일론과 비은론, 성론등 인간의 도덕적 실천을 위한 형이상학적 논의를 가능케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여기에서 학자들의 『중용』에 대한 해석이 현실에서의 도덕적 실천을 중시하는 입장과 도덕적 실천을 위한 형이상학적 원리를 중시하는 시각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퇴계는 주희의 『중용장구』의 해석 관점을 주로 계승하였고 이런 관점은 『중용석의』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퇴계는 『중용』의 구설을 해석할 때 주희의 해석 시각에 근거하여 설명하는 특징이 있다. 퇴계는 性·道·敎가 형이상학적 실체 또는 규범의 의미가 있지만 智·仁·勇과 같은 실천적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性·道·敎를 각각 智·仁·勇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시각을 비판한다. 費·隱이 모두 형이상의 세계를 표현하는 개념으로 간주하였고 중층적 구조로 실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였다.

  퇴계는 敬, 存養, 省察, 戒懼와 愼獨 등의 개념을 마음의 미발과 이발, 동정을 관통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요구되는 수양의 덕목으로 간주한다. 퇴계는 『중용』에 제시된 수양방법에 근거하여 理를 도덕적 본체로서 마음에 뿌리내리게 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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